관광서비스품질연구소

호텔 키오스크는 무엇으로 고객을 몰입하게 하는가

박건희 소장 박사학위논문 리뷰 — 셀프서비스 기술 품질(SSTQUAL), 플로우, 지속이용의도, 디지털 리터러시

SSTQUAL 7요인 가운데 즐거움과 고객화만 플로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고, 플로우가 지속이용의도로 이어지는 연구모형 도식

호텔 로비의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호텔이 키오스크를 도입할 때 주로 검토하는 것은 초기 구축비, 월 유지보수비, 절감되는 인건비이며, 고객이 그 기기를 어떤 경험으로 기억하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다루어진다. 박건희 소장의 박사학위논문은 이 공백에서 출발한다. 키오스크의 어떤 품질이 고객을 몰입하게 하고, 그 몰입이 다시 쓰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지는가, 그리고 그 관계는 고객의 디지털 활용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가를 실증적으로 검토한 연구이다.

이 리포트는 논문의 문제의식, 연구 설계, 주요 결과를 정리하고, 논문이 제시한 실무 시사점과 한계를 함께 소개한다. 수치는 모두 논문 원문에서 옮겼다.

1. 문제의식: 호텔 키오스크는 외식 키오스크와 다르다

논문은 호텔 키오스크와 외식업 키오스크의 기술적 요구사항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먼저 짚는다. 외식 키오스크는 메뉴 선택, 주문, 결제로 이어지는 비교적 단순한 흐름이어서 화면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이 주된 품질 관심사이다. 반면 호텔 셀프 체크인/아웃 키오스크는 예약 조회, 객실 배정, 객실 키 발급, 결제, 부가서비스 결제, 퇴실이 연결된 복합 프로세스이며, 이 정보를 실시간으로 호텔 자산관리 시스템(PMS, Property Management System)과 주고받아야 한다.

이 구조적 차이 때문에 호텔 업계는 키오스크를 사용자 경험(UX)보다 안정성과 유지보수 효율성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고객이 혼자 쓰기 어려운 도구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진단이다. 또한 셀프서비스 품질과 몰입의 관계는 그동안 주로 인터넷 환경(e-SERVQUAL)에서 연구되었고, 키오스크처럼 현장에서 직접 기기를 다루는 환경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2. 연구 설계

네 가지 개념

  • 셀프서비스 기술 품질(SSTQUAL): Lin & Hsieh(2011)가 SERVQUAL을 바탕으로 개발한 셀프서비스 기술 품질 척도이다. 편리성, 기능성, 디자인성, 보안성/개인정보, 즐거움, 확신성, 고객화의 7개 요인으로 구성된다.
  • 플로우(Flow): Csikszentmihalyi(1975)가 제시한 개념으로, 활동에 완전히 몰입한 긍정적 심리 상태를 말한다. 플로우 이론은 사용자의 기술 수준과 과제의 도전 수준이 균형을 이룰 때 몰입이 일어난다고 본다.
  • 지속이용의도: 앞으로도 해당 셀프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려는 의도이다.
  •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기술로 정보를 찾고, 공유하고,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 연구에서는 품질과 몰입의 관계를 바꾸는 조절변수로 투입되었다.

조사와 분석

  • 대상: 최근 3개월 이내 국내 호텔에서 셀프 체크인/아웃 키오스크를 이용한 고객
  • 표본: 528부를 배포해 503부를 회수하고, 불성실 응답 42부를 제외한 461부를 분석
  • 시기: 2025년 2~3월 약 4주
  • 측정: SSTQUAL 20문항, 플로우 3문항, 지속이용의도 5문항, 디지털 리터러시 4문항, 모두 리커트 5점 척도
  • 분석: SPSS 23.0을 이용한 탐색적 요인분석, 신뢰도 분석, 상관관계 분석, 다중회귀분석. 매개효과는 Baron & Kenny(1986)의 3단계 절차로, 조절효과는 평균 중심화한 상호작용항을 투입하는 위계적 회귀분석으로 검증하였다.

3. 주요 결과

몰입을 이끈 것은 즐거움과 고객화뿐이었다

SSTQUAL 7개 요인을 동시에 투입해 플로우를 예측한 모형의 설명력은 수정된 결정계수(Adjusted R²) .372였다. 7개 요인 가운데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은 두 요인뿐이었다.

  • 즐거움: β = .307, p < .001
  • 고객화: β = .298, p < .001

편리성(β = .008), 기능성(β = −.060), 보안성/개인정보(β = .001), 확신성(β = .079)은 유의하지 않았다. 디자인성은 β = .105, p = .052로 유의수준 경계에 걸쳐 기각되었으며, 논문은 후속 연구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속이용의도에는 대부분의 품질 요인이 작용했다

같은 7개 요인으로 지속이용의도를 예측한 모형은 설명력이 더 높았다(Adjusted R² = .552). 편리성(β = .042, p = .340)을 제외한 여섯 요인이 모두 유의하였다.

  • 즐거움 β = .197, 기능성 β = .183, 고객화 β = .172 (각 p < .001)
  • 디자인성 β = .149 (p = .001), 확신성 β = .124 (p = .002), 보안성/개인정보 β = .106 (p = .006)

플로우가 지속이용의도에 미치는 영향도 뚜렷했다(β = .610, p < .001, Adjusted R² = .371).

플로우는 부분 매개 역할을 했다

1단계에서 플로우에 유의했던 즐거움과 고객화를 대상으로 매개효과를 검증하였다. 두 요인만으로 지속이용의도를 예측했을 때 즐거움은 β = .428, 고객화는 β = .363이었다. 여기에 플로우를 함께 투입하자 즐거움은 .319, 고객화는 .257로 줄었으나 여전히 유의하였고, 플로우도 유의하였다(β = .306). 논문은 이를 플로우의 부분 매개로 해석하였다. 즐거움과 맞춤형 서비스는 그 자체로도 재이용 의도를 높이고, 몰입 경험을 거쳐서도 재이용 의도를 높인다는 뜻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조절효과는 두 요인에서만 나타났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투입하자 플로우 모형의 설명력은 .372에서 .470으로 높아졌고, 상호작용항을 추가하자 .485로 1.5%포인트 더 높아졌다. 개별 상호작용항 가운데 유의한 것은 두 개였다.

  • 디자인성 × 디지털 리터러시: β = −.135, p = .017. 논문은 디자인성이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은 사용자에게서 플로우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 확신성 × 디지털 리터러시: β = .130, p = .017. 확신성은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사용자에게서 플로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나머지 다섯 개 상호작용항은 유의하지 않았다.

4. 결과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결과를 하나로 요약하면, 키오스크의 기능적 품질은 고객이 다시 쓰고 싶게 만드는 데는 기여하지만 몰입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고, 몰입을 만드는 것은 즐겁고 나에게 맞춰져 있다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논문은 이를 근거로 SST 사용 환경(온라인과 오프라인)에 따라 플로우를 유발하는 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적 틀을 제시하였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조절효과에 대해 논문은 역설적인 시사점을 끌어낸다. 고객의 디지털 역량에 따라 지각되는 품질의 효과가 달라진다면, 표준화된 서비스를 중시해 온 호텔 업계로서는 고객 역량의 영향을 덜 받는 요인, 곧 편리성, 기능성, 보안성/개인정보, 즐거움, 고객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부는 이 결과가 품질관리 실무에도 질문을 던진다고 본다. 호텔 시스템의 QA는 대체로 기능이 요구사항대로 동작하는지, 오류 없이 결제가 처리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한다. 이 연구가 보여 주듯 그것은 재이용의 조건이지만 몰입의 조건은 아니다. 다국어와 연령별 안내, 고객 선호의 반영처럼 고객화에 해당하는 항목을 테스트 기준과 인수 기준에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일은, 키오스크를 공급하고 검증하는 쪽에서도 검토할 만한 과제이다. 다만 이 연결은 편집부의 해석이며, 논문이 직접 검증한 내용은 아니다.

5. 논문이 제시한 실무 시사점

논문은 호텔 업계가 키오스크를 비용 절감 도구로만 볼 것이 아니라 대인 서비스와 같은 수준의 품질관리 대상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하였다.

  1. 몰입 경험 중심의 도입 기준: 직관적인 UI, 흥미를 줄 수 있는 기술(안면인식 등), 다국어·음성 안내, 흥미를 끄는 사진과 문구 노출 여부를 도입 검토 항목으로 삼는다.
  2. 키오스크 전용 부스: 로비의 유동 인구 속에서 이름과 연락처를 입력하는 것은 몰입을 방해하고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불안을 낳는다. 은행 ATM처럼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3. 디지털 역량 격차 완화: 키오스크 옆에 이용 방법을 안내하는 영상 모니터를 두고, 키오스크 이용 고객을 전담하는 직원을 배치한다.
  4.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휠체어 이용 고객을 위한 키오스크를 도입해 물리적으로도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6. 한계와 후속 연구

논문은 스스로 다음과 같은 한계를 밝혔다.

  • 측정 도구의 시의성: SSTQUAL은 2011년에 셀프서비스 기술 전반을 대상으로 개발된 척도로, 고도화된 현재의 호텔 키오스크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키오스크에 특화된 새로운 측정 도구의 개발이 필요하다.
  • 회상 응답: 최근 3개월 이내의 이용 경험을 묻는 방식이어서, 투숙 경험 전체의 인상이 키오스크 평가에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 현장에서 이용 직후 응답을 받는 설계가 보완책으로 제시되었다.
  • 기기와 호텔의 이질성: 서로 다른 업체의 키오스크와 다양한 등급·지역의 호텔 이용객이 섞여 있어, 업체별 기술 품질 차이를 통제하지 못하였다.
  • 표본의 연령 편중: 응답자의 91% 이상이 20~40대여서 전반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았고, 그 때문에 조절효과가 약하게 나타났을 수 있다. 60대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제안되었다.

여기에 덧붙이면, 이 연구는 편의표본을 이용한 단일 시점의 자기보고식 설문이므로, 변수 간 관계를 인과관계로 단정하기보다 유의한 연관으로 읽는 것이 안전하다. 매개효과 역시 Baron & Kenny 절차로 검증되었으므로, 부트스트래핑 등으로 간접효과를 직접 추정하는 후속 분석이 이루어진다면 결론이 한층 견고해질 것이다.

맺으며

키오스크가 프런트 데스크의 일부를 대신하는 흐름은 되돌리기 어렵다. 이 연구가 남기는 메시지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자리에서도 서비스품질의 질문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이 키오스크 앞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자신에게 맞춰진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낄 때 몰입이 생기고, 그 경험이 호텔을 다시 찾게 하는 이유가 된다. 진실의 순간(MOT, Moment of Truth)은 키오스크 화면 위에서도 일어난다.

논문 전문은 RISS에서 열람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박건희 (2025). 호텔 키오스크의 셀프 서비스 기술 품질(SSTQUAL)이 플로우(Flow)와 지속이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 리터러시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 경기대학교 대학원 호텔경영학과. https://www.riss.kr/link?id=T17289997
  2. Lin, J. S. C., & Hsieh, P. L. (2011). Assessing self-service technology encounters: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SSTQUAL scale. Journal of Retailing, 87(2), 194-206.
  3. Csikszentmihalyi, M. (1975). Beyond Boredom and Anxiety: Experiencing Flow in Work and Play. San Francisco: Jossey-Bass.
  4. Meuter, M. L., Ostrom, A. L., Roundtree, R. I., & Bitner, M. J. (2000). Self-service technologies: Understanding customer satisfaction with technology-based service encounters. Journal of Marketing, 64(3), 5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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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관광서비스품질연구소

연구소 편집부가 작성하고 소장이 검토한 글이다. 작성 과정에서 AI 도구를 활용하며, 모든 사실과 인용은 게재 전 검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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